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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헝가리, 우크라 농식품 한시적 수입금지…“자국 시장 보호”

폴란드·헝가리, 우크라 농식품 한시적 수입금지…“자국 시장 보호”

기사승인 2023. 04. 1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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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농식품 면세 혜택에 자국 농업 피해 호소
UKRAINE-CRISIS/POLAND-BAN <YONHAP NO-3552> (REUTERS)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산 농식품의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자 폴란드와 헝가리는 한시적으로 우크라이나산 농식품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사진=로이터 연합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산 농식품의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자 폴란드와 헝가리는 한시적으로 우크라이나산 농식품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폴란드 정부는 자국 농업시장 보호를 위해 오는 6월 30일까지 우크라이나산 곡물·설탕·과일을 비롯한 주요 농식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처는 폴란드 시장으로 직행하는 우크라이나산 농식품뿐만 아니라, 제3국으로 운송하기 위해 폴란드를 경유하는 상품에도 적용된다.

폴란드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의 야로슬라프 카진스키 대표는 "폴란드 농업시장이 위기의 순간에 직면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폴란드 농업을 보호해야 했다"고 이번 조치의 이유를 설명했다.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산 농식품 문제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회담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슈트번 너지 헝가리 농업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 등을 일시적으로 수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EU(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관세를 전면 철폐하기로 한 결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세계 밀 수출의 약 4분의 1을 담당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아프리카·중동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전 세계적 식량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자 양국은 지난해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곡물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화물검사를 이유로 운항을 방해하는 등 우크라이나에서 오는 곡물 선적 대부분을 여전히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통한 육로 이용을 확대해왔다. EU가 우크라이나 농업계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산 농식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적용 중인 가운데, 동유럽에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낮은 가격에 대량 공급되면서 현지 농업시장이 위협을 받는다는 불만이 각국에서 터져 나왔다.

폴란드와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선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빗발쳤고, 시위대는 우크라이나 트럭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국경 검문소를 막아서기도 했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 주변국 농민들에 손실 보상금 5630만유로(약 810억원)를 제안했지만 반발을 진화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모양새다.

특히 EU 집행위가 우크라이나산 농식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하자 지난 5일 헨리크 코발치크 폴란드 농업부 장관이 사임하기도 했다. 코발치크 장관은 "EU 집행위가 농민들의 기본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게 매우 분명한 까닭에 장관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U는 이날 폴란드와 헝가리의 조치에 대해 "무역정책은 EU의 독점 권한으로, 일방적인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도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조치는 사태의 긍정적 해결에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했다. 특히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 가장 앞장서왔던 터라 더욱 서운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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