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수돗물,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칼럼] 수돗물,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기사승인 2023. 07. 10.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최종수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
KakaoTalk_20230629_184247991
최종수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
환경부가 발표한 '2021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수돗물을 직접 또는 끓여서 먹는 비율은 36%이다. 1996년 61.5%, 2008년 43.5%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제시된 수돗물에 대한 만족도는 69.5%이다. 수돗물을 마시는 비율에 비해 만족도는 높은 편으로 수돗물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만족하지만 마시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 자료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가 연령대가 젊을수록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60대 이상은 73.4%인데 비해 20대 이하는 56.5%로 나타나, 특단의 조치 없이는 앞으로 수돗물 마시는 비율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던져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돗물을 불신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수돗물 오염 사고, 물 산업 시장 확대, 막연한 불안감 등을 주요 이유로 꼽는다. 수돗물 오염 사고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생수, 정수기가 보급되면서 수돗물을 마시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1960년대 10% 정도의 국내 상수도 보급률은 최근 99.4%로 50년 만에 거의 모든 가정에 상수도가 보급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상수도 보급률을 확보하기 위한 공급 위주의 정책으로 인해 수돗물 오염 사고도 불가피했다. 최근 들어 수돗물은 세계 상위권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지만 한번 돌아선 국민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투입하는 예산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생수 시장도 2010년 3900억원 규모에서 2023년에 2조 3000억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수돗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수질검사 항목은 매년 늘어나고 그 기준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수질검사 항목을 늘리고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수돗물은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환경부 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수질이 개선되더라도 수돗물을 마시는 행동으로 직접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검사항목을 늘리는 것은 수돗물을 마시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필요충분조건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질만 확보되면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뀔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수질에만 매달려서는 곤란하다. 수돗물이 깨끗한 물이라는 품질을 넘어 수돗물이 경제적이고 환경을 살리는 물이라는 마케팅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물에 대한 기술발달로 수돗물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은 어느 정도 정점에 이른 듯하다. 수돗물 품질이 상당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이다. 그간 국민들이 수돗물에 가졌던 막연한 불안감은 접어도 될 듯하다.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낸 그 자리는 깨끗한 물에 대한 관심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기로 오프라인 캠페인 대신 온라인 해시태그 캠페인이 확산됐다. 의료진에게 보내는 감사와 응원의 '덕분에 챌린지'를 비롯해 환경 분야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하자는 '용기내 챌린지' '텀블러 챌린지'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환경 살리기 온라인 챌린지를 수돗물 마시기에도 도입하면 어떨까? 챌린지의 시작은 누구나가 될 수 있지만 일반 시민보다는 환경단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온라인에 공유된 사진 한 장, 해시태그 하나가 세상을 움직이는 나비의 날갯짓이 될 수 있다.

수돗물 마시기가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시가 수돗물 아리수를 주제로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열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하니 수돗물을 믿고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