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용어] 밀크플레이션, 가스라이팅

정우택 객원논설위원

◇'밀크플레이션'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은 우유(Milk)와 물가상승(Inflation)을 합성한 단어로 우유 가격이 너무 오른다는 의미입니다. 한참 전에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을 소개하며 점심값이 많이 올라 직장인들의 점심값 공포가 커진다고 했는데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됩니다. 낙농진흥회는 원윳값 인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올해는 원유 리터(ℓ)당 69∼104원 범위에서 인상합니다. 사료 가격 인상 등으로 낙농가의 생산비가 증가한 만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인데요 정부는 과도한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협조를 구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6월 기준 한국의 리터당 우유 가격은 2.25달러로 조사 대상인 92개국 중 6위라고 합니다. 우유는 마시기도 하지만 치즈, 빵, 과자, 커피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는데 우윳값의 인상은 결국 다른 먹거리 가격을 덩달아 끌어올리게 됩니다. 후폭풍이지요. 앞서 정부가 밀가루와 라면 가격이 높다고 경고하자 업체들이 알아서 가격을 내린 예가 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정부는 물가 차원에서 접근하고, 낙농 농가는 비용과 수익 측면에서 접근해 가격 갈등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심리학 용어입니다. 다른 사람의 심리나 상황을 말로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자기 스스로를 의심하고 판단력을 잃게 만들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스등(Gas Light)이란 연극에서 유래한 용어인데요 '가스라이팅'은 학교, 가정, 종교, 직장, 연인 등 밀접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하려 할 때 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녀에게 '성적이 왜 이렇게 나빠!'라는 말을 끊임없이 하면 자녀는 자기를 공부 못하는 사람으로 압니다. 여자 애인을 볼 때마다 '왜 이렇게 후진 옷을 입어!'라고 하면 옷에 바짝 신경을 쓰고 슬금슬금 남친 눈치도 보겠지요. 둘 다 가스라이팅의 좋은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