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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로운 주도주 키워드는 ‘생산성(Productivity)’

[칼럼] 새로운 주도주 키워드는 ‘생산성(Productivity)’

기사승인 2023. 07. 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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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투자전략팀장_메리츠증권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저물가·저성장 구도는 중금리·중물가·저성장환경으로 바뀌고 있고, 지난 14년간 주식시장의 엔진 역할을 해온 '모바일' 산업은 '전기차', 'AI' 관련 산업에 주도권을 넘겨주는 모습이다. 매크로 환경과 주도산업이 큰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듯 하다.

돌이켜보면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은 이런 모바일 시장의 성장에 뿌리를 두고 탄생한 주도주들이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라면 금융위기 직후는 이들 산업은 성장의 초기 국면이었다면, 지금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바꾸고, 애플이 MR 출시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일 테다. 다음 주도주는 무엇일까? 또 그 주도주는 어떤 공통분모를 갖고 있을까?

COVID19 이후의 주도주의 키워드는 '생산성(Productivity)'일 것으로 생각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절감의 필요성도 있지만, ChatGPT와 같은 AI의 진화가 유의미한 생산성 향상의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ChatGPT의 등장은 갑자기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세상을 바꾸는 기술 모먼트(Moment)와 유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될 당시만해도 그 자체는 새로운 기술은 아니었다. 이미 나온 기술들의 짜깁기 라는 평가도 존재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직관적인 디자인과 자연스러운 터치감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터치의 시대를 연 것이다. 이번 ChatGPT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도 유사하다. 완성도 자체보다는 누구가 손쉽게 AI를 체험하고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술이 갑자기 진화한 것도 아니다. AI 기술은 예전부터 있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전문가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AI산업이 소비자들에게 침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채팅만 할 줄 안다면 누구나 AI를 체험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기술의 '대중화'라고 일컫는다. 기술의 채택되고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현상이다. 금융시장의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반영해왔다. 윈도우95가 출시된 1995년 미국의 1등주(시가총액 기준)는 IBM에서 마이크로소프트로 바뀌었고, 아이폰 출시 이후 애플은 새로운 1등 기업이 됐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2.5조달러)가 지금의 1등 기업인 애플(2.9조달러)을 빠르게 추격 중이다.

지금이 AI 대중화의 시작이라면 우리는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까. 아이폰이 탄생하고 그 위에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졌던 것처럼, AI가 중심이 되고 그 위에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듯하다. 문제는 시간이다.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는 데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그래서 기술 대중화의 초기에는 수요 보다는 공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윈도우95 출시 이후 반도체 낸드 플래시 시장이 급성장했고, 아이폰 출시 이후에는 관련 부품업체들이 수혜를 봤듯이 이번 AI 역시 당장은 공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AI의 핵심은 '훈련'이다. 그래서 훈련에 필요한 GPU 유관 업체가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이고, 데이터 센터와 관련된 산업도 연관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게는 큰 도전이자, 기회가 오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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