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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정치 갈등에 고민...적절한 선서 조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정치 갈등에 고민...적절한 선서 조언”

기사승인 2023. 09. 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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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마애불 세우기 불가능할 때 대안도 고민"
불교 정신 회복 강조...3원 집행부 체제 개편 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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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6일 종로구 한국불교문화기념관에서 경주 마애불 등 역점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26일 최근 정치권에 대립과 혼란이 이어지는 것에 관해 정치인들에게 조언하는 등 종교 지도자로서 할 수 있는 선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총무원장 취임 1주년을 이틀 앞둔 이날 서울 종로구 소재 불교문화역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교훈을 주는 법어를 내리거나 꾸짖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총무원장을 찾아오는 정치인이 많다. 보도가 잘 안 되지만 굉장히 꾸짖는 경우가 많고, 서로 화합시키려는 시도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첨예한 진영 논리 속에서 (공개적으로) 일갈하면 양비론으로 번질 확률이 높고, 각자가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서 또 다른 정치적 논리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공개 발언이 어려운 이유를 부연했다.

진우스님은 이날 여러 가지 종책 사업의 진행 경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5㎝의 기적'으로 불리는 넘어진 경주 마애불의 경우 똑바로 세우기 어렵다면 지하에 통로를 만들어 관람객이 아래에서 쳐다보도록 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 남산의 마애불은 2007년 5월 22일 남산 열암곡석불좌상과 일대를 발굴 조사하던 중 지면과 얼굴의 코 부위가 약 5㎝ 간격을 두고 넘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마애불의 길이 약 6.8m, 너비 약 4m, 두께 약 2.9m에 달하며 무게는 약 70∼80톤으로 추정된다. 워낙 무게가 나가다 보니 세우는 과정에서 파손 또는 균열에 의한 변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는 "토지소유권, 문화재 관리 권한, 각종 허가, 예산, 시뮬레이션 등 여러 제약과 행정절차 등의 단계가 있기 때문에 기대했던 것만큼 이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래도 내후년 정도에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우스님은 현재 문화재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받는 정부 지원금에 대해 "문화재를 국보, 보물, 지방문화재로 지정한 것에 대해서는 국가가 어느 정도 보호·관리·운영을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관람료 차원이 아니라 국가가 당연히 국가 문화재로서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30년 가까이 유지된 조계종 집행부 조직을 시대 변화에 맞게 개편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 3월에 조계종의 헌법에 해당하는 종헌·종법 등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집행부는 총무원·교육원·포교원의 3원 체제로 구성됐다.

진우스님은 한국적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대국민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재차 밝혔다. 사회구성원 간의 적대감·불안감이 심화되고 있어 불교가 정서적 지원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스님은 주장했다.

그는 "전국사찰 통해서 명상 프로그램 운영하는 동시에 명상연구소나 명상과 관련된 부대 시설을 함께 건립하는 등 명실상부한 한국의 'K명상 본부'를 구상 중"이라며 "1년 가까이 'K명상 프로그램'을 제작을 하고 있는 상태여서 내년 전반기 정도면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설교를 시도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이 종교의 역할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는 것에 대해 진우스님은 "현대 문명이 발전해도 그것은 종교적인 지식을 알기 위한 하나의 방법에 속할 뿐, 종교의 핵심 역할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수행자로서의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고 또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살펴봐야 한다"고 스님들의 정진 수행을 강조했다.

또한 진우스님은 "불교 정신이 퇴색되면서 오히려 사회적 병폐 현상들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며 "국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도록 우리 불교가, 우리 종단이 선도해야 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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