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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게임하고 강냉이 받아볼까” ‘프로젝트 해시태그’展

“미술관에서 게임하고 강냉이 받아볼까” ‘프로젝트 해시태그’展

기사승인 2023. 11. 1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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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 내년 4월 7일까지..."차세대 창작자들 흥미로운 작업"
작가집단 랩삐, 강냉이 얻기 위한 디지털 놀이노동 작품 선보여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우뭇가사리 통한 공생 가능성 탐구
랩삐_전시 전경 2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4월 7일까지 서울관에서 '프로젝트 해시태그'전을 선보인다. 사진은 작가그룹 랩삐의 전시 전경./국립현대미술관
지난 3월 서울시립미술관 앞은 점심시간이 되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금융서비스 업체가 자사의 모바일 앱을 켜고 터치하면 돈을 주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든 이들이었다.

작가집단 랩삐(강민정, 안가영, 최혜련, 제닌기)는 이를 보며 놀이로 가장된 노동, 즉 '놀이노동'(playbor)에 주목했다. 랩삐는 놀이노동을 자동화 사회에서 생겨나는 인간 소외를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으로 파악하고 이를 가시화한 작업을 시도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막한 '프로젝트 해시태그'전에서 소개되는 랩삐의 '강냉이 털어 국현감'은 롤플레잉 게임 형식을 빌려 놀이노동을 이야기하는 작업이다.

랩삐는 전시를 위해 6개월간 인천 강화에서 밭을 갈아 옥수수를 키웠고 수확한 옥수수를 강냉이로 만들었다. 농사 과정은 영상 작품 '전시는 모르겠고 강냉이 털기에도 바쁩니다'에 담겼다.

관객들은 놀이노동을 통해 랩삐의 물질 노동 결과물인 강냉이를 얻을 수 있다. 전시장 벽의 QR코드를 통해 랩삐가 만든 모바일 웹 기반 농사 시뮬레이션 게임에 참여해 밭고르기, 물뿌리기, 돌치우기 등을 수행하면 가상화폐를 받고 이를 미술관에서 강냉이 한 봉지와 교환할 수 있다.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학제간 협업을 지원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젝트 해시태그'전은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시작돼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젊은 문화예술창작자 발굴 사업이다. 올해는 51대 1의 경쟁률을 뚫은 랩삐와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이하 라이스)이 결과물을 선보인다.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_전시 전경 1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전시 전경./국립현대미술관
라이스(손혜민, 유서 윤)는 미술관 전시장을 '공생체은하수'로 꾸몄다. 공생체은하수의 공간을 구획하는 가림막들은 모두 우뭇가사리로 만든 우무피막이고 곳곳에 놓인 조형물들은 우뭇가사리를 끓여서 만든 우무덩이들이다.

2020년부터 부산 바다의 해조류를 연구해 온 라이스는 낮은 온도에서 액체가 되고 실온에서는 빨리 굳는 우뭇가사리에 주목했다. 이들은 이런 성질을 이용해 우뭇가사리가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플라스틱, 패브릭 등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라이스의 작업은 전시 기간에도 계속 된다. 전시가 끝나는 내년 4월까지 부산에서 우뭇가사리 싹을 틔우고 이를 재료로 한 우무피막과 우무덩이를 생산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차세대 창작자들이 바라보고 있는 시대적 이슈와 사회적 현상에 대한 흥미로운 태도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다학제 간 협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4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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