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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환자 치료 희망 커졌다…췌장암·간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가동

난치병 환자 치료 희망 커졌다…췌장암·간암,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가동

기사승인 2024. 05. 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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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폐암' 치료 곧 시작…하반기 두경부암 등 순차적 암종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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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금웅섭 교수와 의료진이 정확한 치료를 위해 장비를 조정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 범위가 확대되면서 난치암 환자들의 치료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빔을 암세포에 쬐어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우수한 치료 효과와 함께 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해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어 '꿈의 암치료' 방식으로 불린다. 전세계적으로도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곳은 10여곳에 불과하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암병원은 최근 난치암으로 불리는 췌장암·간암 치료에 중입자치료를 시작했다. 지난 28일 췌장암 3기 환자 김모씨(47·남)를 대상으로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치료에 들어갔다. 치료는 주 4회씩 12회로 3주간 진행된다.

김씨는 지난 2021년 췌장암 3기를 진단받고 수술이 불가한 상태로 연세암병원에서 항암약물치료를 했다. 진단 당시 종양이 복부 혈관을 둘러싸고 있어 24차례 항암약물치료를 시행했지만 암이 더 진행됐다. 스텐트를 삽입해 황달 증상을 조절한 뒤 약제를 바꿔 항암약물치료를 지속하던 중 중입자치료를 결정했다.

췌장암 5년 생존율은 10%에 불과하다. 일본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QST)에 따르면 병기가 진행돼 수술이 불가한 췌장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치료를 병행했을 때 2년 국소제어율이 80%까지 향상됐다는 보고가 있다. 국소제어율은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로 특정 부위를 타깃하는 중입자치료에 있어 치료 성적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중입자치료 후 5년 생존율이 56%라는 성적도 나오고 있어 우수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간암 3기 진단을 받은 이모씨(73·여)도 같은 날 중입자치료를 시작했다. 총 4회 조사를 받는 이씨의 치료는 일주일이면 끝난다. 지난 2022년 간암 3기 판정을 받은 이씨는 수술을 받았지만 2023년 재발, 수술을 한 번 더 받고 항암치료를 했지만 올해 다시 재발했다는 소견에 따라 면역항암제 복용 중 중입자치료를 받기 위해 연세암병원을 찾았다.

간암은 방사선치료가 까다롭다. 신경세포가 적은 탓에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해 발견이 늦어 병기가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는 데다 간경화 등으로 간 기능이 저하돼 방사선으로 인한 간독성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중입자치료는 정상 세포는 피하고 암세포에만 고선량 방사선을 집중 타깃하는 특성으로 부작용은 줄이되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다.

실제 일본 군마대학병원에서 중입자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의 2년 국소제어율은 92.3%나 됐다. QST의 임상연구에서는 5년 국소제어율 81%를 기록했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4cm 이상으로 큰 경우에도 2년 국소제어율이 86.7%였고, 2년 생존율은 68.3%로 높았다.

중입자치료는 필요 시 항암치료 등 기존 치료와 함께 사용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췌장암·간암 등 발견이 늦어 병기가 진행돼 수술이 어려운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항암치료 등으로 암 크기를 줄인 뒤 중입자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금웅섭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췌장암과 간암은 주변에 정상 장기가 많고 발견이 늦는 경우가 잦아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 많지만 중입자치료는 이때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기존의 항암치료와 새로운 중입자치료의 조화를 잘 이뤄서 최고의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연세암병원은 고정형치료기 1대와 회전형치료기 2대를 보유중이다. 고정형치료기는 전립선암, 회전형치료기는 췌장암·간암·폐암 등에는 쓰인다. 연세암병원은 조만간 폐암 치료도 시작할 예정으로, 하반기에는 두경부암 등 순차적으로 치료 암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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