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우울증, 침으로 진단…코르티솔 기반 솔루션 개발

우울증, 침으로 진단…코르티솔 기반 솔루션 개발

기사승인 2024. 05. 30. 11:4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마인즈내비, 우울증 환자 35명 대상 100% 분류…진단 객관성 높여
정신건강의학과_석정호교수
국내 연구진이 타액(침)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했다. 우울증을 기존 방식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으로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석정호<사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침 속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기반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마인즈내비(Minds.NAVI)'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마인즈내비는 설문 평가 도구인 PROVE 검사와 타액 내 바이오마커 분석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코르티솔은 외부 스트레스 등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우울증 환자에게서 코르티솔의 농도가 낮게 나타나는 점을 밝혀냈다. 우울증이 심할수록 신체 기능이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 상태가 부족해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타액 호르몬 분석 결과를 우울증 진단 과정에 접목했다. 기존 심리학적 평가설문 도구도 새롭게 구성했다. 생체지표를 활용해 정신질환을 정확히 진단함과 동시에 진단의 과학적인 근거를 확보하여 객관성을 높였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이 주요우울장애 환자 35명과 건강대조군 12명을 선별한 후 분석한 결과, 마인즈내비의 진단 정확도는 97.9%였다. 주요우울장애로 분류된 환자 35명을 모두 우울증 환자군으로 진단했고(민감도 100%), 건강대조군은 12명 중 11명은 비우울증 환자군으로 1명은 우울증 환자군으로 분류해 91.7%의 특이도를 보였다.

우울증군에서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 역시 다시 검증됐다. 비우울증군에 비해 우울증군의 타액 내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났고 우울증 환자의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코르티솔의 양이 낮았다. 또 코르티솔 농도가 낮아 부신 기능이 소진 단계에 해당하는 환자의 비율 역시 우울증군(경도 발현 50.0%, 중증 발현 57.1%)이 건강대조군(16.7%)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석 교수는 "그간 우울증 진단 과정에서 평가법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보완하고자 많은 시도와 노력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자가보고식 심리학적 분석에 생물학적 지표를 더하여 우울증 진단의 과학적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발행하는 Psychiatry Investigation에 '스트레스 바이오마커와 종합 심리평가를 통합한 우울증 진단 소프트웨어의 탐색적 임상시험'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편 통상 우울증 진단은 심리학적인 설문 평가와 면담을 통해 이뤄진다. 자가보고에 기반한 방식이기 때문에 편향과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도 다른 신체질환처럼 생물학적 지표를 포함해 진단을 객관화하고자 노력해 왔다.

우울증은 전세계적으로 만연한 정신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약 3.8%가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세계 평균보다 높은 약 5.7%로 추정된다. 여기에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우울증의 개선을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지난 2020년 국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11.5%만이 질환 진단을 받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