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hoon79@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작고 소소한 변화가 '청계천'의 변화보다 더 가치 있다"며 "일상의 혁명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진행된 민선 8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손목닥터9988' '정원도시' '건강도시' 등을 언급하며 시민 일상을 바꾸는 소프트웨어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프로젝트나 시설물이 아니다. 누구나 차별 없이 매일 누릴 수 있는 일상의 변화를 축적하는 '소프트웨어 혁신', 일상 혁명이 삶을 바꾼다"며 "생활 속에서 만들어지는 조그맣고 소소한 변화가 청계천보다 더 가치 있다"고 말했다.
◇안심소득, 기본소득보다 더 우월…"범접 불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심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 소득을 일정 부분 채워주는 소득보장 제도다. 소득이 적을수록 많이 지원받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구조다.
오 시장은 "궤변 중에 백미다. 똑같은 돈을 나눠줘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논리적 근거를 찾다 보니 그런 것"이라며 "궤변도 그런 궤변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늘어놓으면 안 된다. 세금조차 내기 어려운 분을 더 도와야 되는 것이 세상의 상식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우수성이나 효과성, 가성비 등을 따지면 기본소득은 안심소득에 범접할 수조차 없다"며 "현행 기초수급자 제도에서는 탈피율이 0.07%로 0.1%가 채 안 된다. 그에 비해 안심소득의 탈피율은 4.8%로 혁명적인 수치이자 일상의 혁명"이라며 안심소득이 우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 번 기초수급자가 되면 평생 거기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기존 제도에 비해 안심소득이 얼마나 상대적으로 장점이 많은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임기 반환점, 대권 논하는 건 도리 아냐"
대권 도전과 관련한 질문에는 "유권자분들께서 서울시장 하라고 뽑아 놨는데, 임기 반환점 도는 시점에 벌써 대권을 논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 시장은 "어느 자리에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에서 일에 매진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제발 좀 이번에는 비전과 품격 있는 대표가 탄생했으면 좋겠다"며 "비전은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다. 비전이 부실하면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정당 대표는 품격이 있어야 하고, 상대방이 품격을 잃을수록 더 품격이 중요한 덕목"이라며 "이번 후보들 중 '약자와의 동행'을 당의 가장 중요한 가치와 비전으로 삼고 대표직을 수행하겠다는 분을 전폭 지원하고 공개 지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당 정치인으로, 정부와 여당 관계나 여당 안쪽에서 해야 할 말 중에 직접 해야 할 의견피력은 직접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앞으로도 국민들께서 저한테 가진 기대감에 걸맞은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일상을 변화시키는 정책 추진에 집중하겠다고 예고했다. 오 시장은 "소득 격차와 지역 간 격차뿐만 아니라 교육과 여가·문화·건강의 격차까지 줄여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데 차별이 없도록 하겠다"며 "근로 의욕을 끌어올린 안심소득과 더욱 고도화된 서울런은 지속 가능한 복지의 표준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