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군부vs소수민족 내전에 로힝야족 200여명 또다시 희생

군부vs소수민족 내전에 로힝야족 200여명 또다시 희생

기사승인 2024. 08. 12. 11:4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Myanmar Conflict <YONHAP NO-7801> (AP)
2017년 11월 1일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사이를 흐르는 나프강을 건너 방글라데시로 피난하는 모습/AP 연합뉴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사이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200여 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사망했다. 로힝야족을 겨냥한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12일 로이터통신은 최근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피난 중이던 로힝야족을 향한 박격포와 드론 공격 등으로 200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을 믿는 로힝야족은 군부 등으로부터 오랜 기간 탄압을 받아와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민족'으로 꼽힌다.

이번 공격은 이달 초께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마웅도 지역에서 벌어졌다. 내전 상황을 피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사이를 흐르는 나프강을 건너려던 로힝야족은 포격과 드론 공격으로 숨졌다.

35세의 목격자인 모하메드 엘레야스는 "강가에 서있을 때 귀가 터질 듯한 포격 소리가 들렸다. 임신한 아내와 2살 딸이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고 끝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 역시 "공격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부상의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AP통신 역시 지난 5일 저녁 강을 건널 배를 기다리던 주민 1000명을 향해 드론 4대가 날아와 폭탄을 떨어뜨리고 이후 20발의 포격이 떨어져 약 150명이 숨졌다는 생존자의 증언을 정했다. 17세의 로힝야족인 이 생존자는 "그날 저녁 강을 건너지 못해 다음날 오후 다시 강가에 갔다. 미얀마(정부)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간의 교전이 벌어졌는데 정부군이 후퇴한 후 AA병력이 로힝야족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해 최소 2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생존자들은 이번 공격으로 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국제 의료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도 성명에서 "지난 10일부터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건너온 39명을 박격포 포격 등과 관련된 부상으로 치료했다"며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로힝야족 부상자들에 따르면 나프강 강가에서 강을 건너려던 이들이 폭격을 당했고 강가에 시신 수백구가 널려 있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영상에서도 나프강 강가 근처 도로에 성인과 어린이의 시신 수십구가 널려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AP와 로이터 등은 해당 지역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세부 사항과 영상의 사실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로힝야족을 겨냥한 공격은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아라칸군(AA)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생존자들은 AA의 진영이 있는 마웅도 남부 방향에서 드론이 날아왔고, 드론 공격이 그간 AA가 가해 온 공격과 비슷한 방식인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미얀마 군부도 AA의 소행이라 규탄했지만 AA는 텔레그램을 통해 낸 성명에서 "테러리스트의 가족이 방글라데시로 가려고 했고 허가 없이 떠났기 때문에 정부군이 폭탄을 투하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같은 소수민족이지만 AA는 로힝야족에 적대적이다. 지난 5월 중순에도 라카인주의 주요 도시 부띠다웅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로힝야족 마을 사람들을 쫓아내고 대부분의 건물에 불을 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다. 군부에 맞서고 있는 소수민족 무장단체 가운데 AA의 세력이 확대됨에 따라 피난길에 오르는 로힝야족의 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