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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성 효과’ 봤다… 영풍제지 사태 꼬리표 지운 키움證

‘엄주성 효과’ 봤다… 영풍제지 사태 꼬리표 지운 키움證

기사승인 2024. 09. 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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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증거금률 세부화 방안 도입
당기순익 4770억… 전년동기比 12% ↑
엄주성 사장 리스크 관리 역량 호평도

"엄주성 효과는 확실했다."

차액결제거래(CFD)·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으로 '내부통제 부실'이란 불명예를 얻게 된 키움증권이 엄주성 사장 취임 후 빠르게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성장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이후 사퇴한 황현순 전 대표에 이어 구원투수로 등장한 엄주성 사장은 올해 1월 공식 취임하자마자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으며, 영풍제지 미수금 논란 등을 예방하기 위한 자체 모니터링시스템과 증거금률 세부화 방안을 도입했다.

이는 시장의 신뢰회복과 함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개선됐다. 리테일 부문에서 온라인 브로커리지 지배력을 바탕으로 거래대금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며,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406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 늘었다.

엄 사장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제대로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2007년 자기자본투자(PI) 팀장으로 키움증권에 합류한 엄 사장은 10년 넘게 키움증권 PI 본부를 육성하며 대체투자 등에서 성과를 냈으며, 리스크관리 역량을 인정받으며 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내부통제 시스템 재구축과 소비자 신뢰회복·실적 개선에도 성공하면서 엄주성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2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6.3% 줄어든 2448억원에 그쳤지만, 2분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면서 작년 상반기(4259억원)보다 나은 반기 순이익(477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1892억원의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전년보다 13.3% 감소한 연간 순이익(4407억원)을 거뒀지만, 엄 사장 취임 6개월 만에 반전에 성공했다.

올해 키움증권의 큰 과제 중 하나는 리스크 관리·내부통제 시스템 재구축이었다. 지난 4월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에 이어 10월 영풍제지 미수금 논란이 더해지며, 소비자 신뢰하락과 수익성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는 위험종목에 대한 증거금률 적용 시스템만 정확하게 작동했다면 큰 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영풍제지 주가가 뚜렷한 이유 없이 오르자, 작년 초부터 7월까지 증거금률을 100%로 높이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당시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주가조작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미수금 4333억원(회수 금액 610억원 반영)이 발생, 작년 4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취임한 엄 사장은 먼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를 '리테일Biz분석팀'으로 정식 승격하고, 투자심사팀에 리테일심사파트도 신설했다. 감사 부문을 확대하면서, '현업·감사·리스크 관리'라는 3중 체계 마련했다.

이후 고객에게 제공된 신용공여 등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신용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신용위험이 있는 종목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위험노출액(익스포저)와 유통주식 수, 가격 변동률 등 여러 수치를 분석해 신용리스크를 점수화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을 비롯해 타사 불공정거래 모니터링 결과 등도 반영된다.

또한 통상 40% 수준에서 위험 예상 종목은 100%로 상향 적용되는 증거금률을 세분화했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증권금률 50%, 60% 적용을 추가해 신용 리스크 관리를 섬세하고 촘촘하게 시행한다.

최근 논란이 된 미국주식 주간거래 사태에서는 키움증권의 빠른 대처가 돋보였다. 블루오션의 주문 취소를 받은 뒤 1시간 이내에 일관 취소 처리가 이어졌으며, 정규장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30분 이후에도 거래 지연이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IT 역량과 엄 사장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맞물린 결과란 분석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인력과 시스템, 업무 프로세스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 인식·통제·관리하는 운영리스크 관리 체계를 완료했다"며 "하반기에는 계열 금융회사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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