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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대출 50% 늘린 현대카드 정태영… 최저 연체율 딛고 성장 기조로

카드대출 50% 늘린 현대카드 정태영… 최저 연체율 딛고 성장 기조로

기사승인 2024. 09. 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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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경제 불황에 긴축경영 방침
올해 건전성→성장으로 전략 변화
상반기 카드론·현금서비스 48%↑
업계 최대 증가폭… 나홀로 행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올 들어 현대카드의 금융자산 확장 전략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대폭 줄였던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의 취급액을 50% 가까이 늘리면서다. 보수적인 영업으로 금융자산을 축소시켰던 지난해의 기저효과로 현대카드의 금융자산은 올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 부회장이 전략을 전면 수정한 건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경제위기 상황이 큰 무리 없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22년 금리 인상이 지속되자 카드업계에도 위기가 몰아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2002년 신용카드 대란을 몸소 겪었던 만큼 빠른 금리 인상 속도와 불안한 경제 지표를 지나칠 수 없었다. 당장은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전 직원들에게 "현대카드는 모두 셧 다운(shut down) 한다"고 공표하며 긴축경영을 시작했다. 같은 시기 다른 카드사들이 금융자산을 늘린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였다.

실제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發) 유동성 위기가 확산하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등 우려도 커지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적극 관리에 돌입하며 우려했던 것만큼의 위기가 확산하지 않았다. 정 부회장이 예상한 만큼 충격이 발생하지 않았던 셈이다.

이에 정 부회장도 올해들어 건전성 관리보다 성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이 타사 대비 안정적인 수준인 만큼 공격적으로 카드론·현금서비스를 늘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현대카드의 순이익은 업계 4위 수준에 머물렀다. 경제 위기를 우려했던 정 부회장이 판단이 옳았는지 여부는 올해 연말까지의 실적이 나온 이후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올해 1~7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취급 금액은 7조5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이는 7개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롯데카드(8%), 우리카드(2%)도 취급액이 늘었지만, 현대카드 대비 적은 증가율을 보였다. KB국민카드(-1%), 신한카드(-2%), 삼성카드(-4%), 하나카드(-28%) 등은 오히려 취급액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다른 카드사들이 올해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카드가 올해 1~7월 취급한 카드론은 3조8806억원, 현금서비스는 3조7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64% 늘었다.

다만 취급 금액 규모만 따지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보다는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으로도 마찬가지다. 현대카드의 카드론·현금서비스 취급액이 급격히 늘어난 건 지난해 대출 상품 취급을 축소했던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1~7월 기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2조8715억원, 2조2652억원이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31%, 25% 줄어든 수준이었다.

정 부회장이 우려한 위기론이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현대카드의 연체율이 카드업계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서다. 현대카드 연체율은 상반기 기준 0.71%(1개월 이상 연체채권 비율)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리스크 관리 노력 덕분에 금융 취급액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카드가 올해 들어 금융자산을 적극 늘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자산건전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통해 선제적으로 관리해온 것에 따른 기저효과"라며 "현대카드는 건전성 중심의 경영으로 연체율, 리볼빙, 고정이하 자산 비중 등 건전성 지표가 업계 최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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