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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넘어 CXL까지… ‘30년前 혜안’으로 AI시대 주도

HBM 넘어 CXL까지… ‘30년前 혜안’으로 AI시대 주도

기사승인 2024. 09. 0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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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의 힘]
챗GPT 활성화에 반도체 수요 급증
2016년∼현재 HBM 매출 13조 넘어서
최초 개발한 HBM3E 12단 연내 양산
고객 최적화 맞춤형으로 수요 충족
미국과 일본이 첨단산업을 쥐락펴락하던 1980년대 초,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결단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세계가 주목하는 반도체 강국으로 키워냈다면 과장일까. 반도체는 물론, 전자산업에서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던 시절, 주변의 만류와 수년 내 망할 거란 우려에도 이병철 회장의 혜안과 뚝심으로 시작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삼성맨들의 땀과 눈물 속에 역사를 써나갔다. 아시아투데이는 40년이 지난 지금 삼성 반도체가 어떻게 성장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달라진 영업환경과 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경쟁력을 짚어봤다.

2년 전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의 등장 이후 첨단을 다루는 전자와 IT 기업들의 영업환경은 180도 바뀌었다. 예컨대 AI 구동에 적합한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이제 AI 반도체라 불린다. 게이밍 또는 코인 채굴용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회사로나 알려졌던 엔비디아가 날개를 단 배경이다. 시가총액은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급변한 영업환경에서 미처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삼성도 예외가 아니다. AI 메모리라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포스트 HBM 시장을 놓고 경쟁력을 키워가는 데 사활을 걸었다.

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AI 반도체 매출이 작년 536억6000만 달러(약 73조원)에서 올해 712억5000만 달러(약 97조원)로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화형 챗봇인 챗GPT의 활성화에 따라 폭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반도체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돕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출시에 적극적이다. 업계에서 단시간에 따라올 수 없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1992년부터 30년 이상 메모리 제품 기술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투자를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공급해왔다. 최근 몇 년간 메모리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작년 D램 41%, 낸드플래시 3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메모리 시장에서 굳건한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AI 기술 성장에는 메모리 반도체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시스템 고성능화를 위한 고대역폭, 저전력 메모리는 물론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적층 기술도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솔루션을 앞세워 AI 반도체 시장에 대응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는 HBM 공급 개선으로 AI 서버 확산이 가속화될 뿐만 아니라 일반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도 증가하는 선순환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6년 업계 최초로 고성능 컴퓨팅(HPC)용 HBM 사업화를 시작하며 AI용 메모리 시장을 개척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예상되는 총 HBM 매출은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37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을 지난 4월부터 양산에 들어갔으며,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도 연내 양산할 예정이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성장하는 생성형 AI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 케파 확대와 함께 공급을 지속 늘려나갈 것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HBM' 제품으로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이는 HBM 개발, 공급을 위한 비즈니스 계획에서부터 D램 셀 개발, 로직 설계, 패키징 및 품질 검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 및 최적화가 주요 경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각 사업부의 우수 엔지니어들을 한데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HBM 최적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관련 제품 또한 확대 중이다. PC·노트북 D램 시장의 판도를 바꿀 LPCAMM2(저전력 컴프레션 어태치드 메모리)를 2023년 9월 업계 최초로 개발했고, 기존 LPDDR 대비 고대역폭을 가지고 있어 기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LLW(저지연성 와이드 IO)를 개발 중에 있다.

폭발적인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중요성이 부각되는 CXL D램 솔루션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CXL D램은 기존 D램과 공존하며 시스템 내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 CXL 기반 D램 제품을 개발하고 이후 업계 최고 용량 512GB CMM-D와 업계 최초 CMM-D 2.0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들이 CXL 기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응용처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준비되는 시기가 2027~2028년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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