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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MBK와 경영권 놓고 주말 설전… 반격 채비 나선 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MBK와 경영권 놓고 주말 설전… 반격 채비 나선 최윤범 회장

기사승인 2024. 09. 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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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발표 등 사외이사도 전면전
최 회장, 글로벌 기업 통해 자금 확보
내달 4일 공개매수일… 곧 계획 윤곽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 간 날 선 공방이 주말에도 이어졌다. 고려아연은 최근 최윤범 회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이사진들까지 나서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MBK 역시 외부 기관의 입을 빌려 최 회장의 자질론을 제기하는 등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고려아연의 공세는 주말을 거쳐 한층 격상되고 있다. 최 회장이 글로벌 기업들과 접촉하며 자금 확보 작업에 착수하면서다.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MBK의 공개매수 마감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고려아연으로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이 싸움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전략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MBK 파트너스는 주말 동안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시작은 고려아연 사외이사 전원이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사외이사 7인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사모펀드 MBK의 적대적 M&A를 반대하며, 현 경영진은 고려아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경영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이사회 일부가 최 회장 주도로 과도하게 투자한 의혹이 있는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연관 있는 만큼 최 회장을 제대로 견제하기 어렵다. 그 기능이 훼손됐다"고 맞받아쳤으며, 고려아연은 "MBK는 고려아연에 일방적인 주장을 하기 앞서 영풍의 이사회 운영 실태부터 따져라"고 반박했다.

이후 MBK는 글로벌 독립 투자 리서치 플랫폼인 '스마트카르마'가 고려아연 경영에 대한 MBK 파트너스의 우려에 대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자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가 기업의 재무 상태를 자의적 기준에 따라 왜곡하며 '통계조작'을 이어가고 있다"며 "MBK와 장형진은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과 지식 어느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양측의 신경전은 다음 달 중으로 결론이 나기 전까지 지속될 것이란 평가다. 특히 고려아연의 공세는 이번 주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MBK의 공개매수 기간인 다음 달 4일까지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최 회장이 직접 자금을 확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MBK와 마찬가지로 약 2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나, 최 회장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자금 확보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최근 일본, 홍콩 등을 오가며 글로벌 기업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도 일부 세력이 우군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지만, 막판까지 변수가 있다 보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응책인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물밑 작업도 시작된 분위기다. 주요 주주인 현대차, 한화, LG 등이 최 회장 측에 선다면 MBK로선 최대 목표인 최 회장의 경영권 박탈이 쉽지 않게 된다. 여기에 MBK가 당초 66만원이었던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보니, 최 회장은 각 기업들의 추가 지분 확보 등 이들이 관여할 여지를 만들어 둘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대외적인 변수도 이들 분쟁에 작용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의 계열사 영풍정밀은 지난 20일 정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사외이사 3인과 MBK를 검찰에 고소했다. 그동안 MBK 측에서 각종 의혹을 제기한 만큼 고려아연이 향후 추가적인 법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밖에도 정치권에서도 MBK를 두고 투기 자본이라며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김병주 MBK 회장이 작년과 재작년 국정감사에 소환된 데다, 올해도 고려아연 사태로 인해 소환 가능성이 나오면서 부정적인 여론 역시 MBK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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