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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제포털’ 네이버가 장악한 언론, 이대로 둘 것인가

[사설] ‘황제포털’ 네이버가 장악한 언론, 이대로 둘 것인가

기사승인 2022. 10. 1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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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지난 1999년 6월 검색포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광고화면에 연두색 직사각형 네모를 보여주고 지식이 궁금하면 여기에 물어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무슨 의미인지를 잘 알지 못했다. 그런 네이버가 지금 검색시장의 약 60%를 지배하는 위치를 점하게 되었고 전 국민 4천만 명 이상이 아침에 눈을 뜨면 네이버 화면에 접속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 확산시켜 기사 품질 저하, 언론 신뢰 저해
네이버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언론사가 엄청난 자원을 투입해 제작한 뉴스 콘텐츠가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는 구조가 공고해졌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네이버 서비스 초기, 언론사는 네이버에 뉴스 제공을 꺼려했다. 언론사가 인력과 시간을 들여 만든 뉴스콘텐츠를 개인 포털에 판다는 것이 언론사의 자존심이나 경제적인 면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이버가 대형 언론사 한 곳에 상당한 액수의 컨텐츠 요금을 지불하고 그 댓가로 제공받은 뉴스를 무료로 국민들에게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게임체인저가 되어버렸다. 이후 상당 기간을 네이버에 뉴스 제공을 하지 않고 버티었던 주요 언론사들이 네이버와 제휴를 맺게 되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네이버라는 언론포털을 뉴스 시장의 지배자로 만든 결과를 초래하였다. 특히 뉴스 콘텐츠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자리를 잡으면서 구독료를 받으면서 언론사를 운영하는 신문사들의 수익이 급감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요금을 지불하면서 뉴스를 구독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사의 품질이 저하되고 언론의 신뢰성은 크게 훼손당하고 있다. 
                   
-언론에 대한 민간기업의 등급별 심사, 세계 유일의 기이한 제도 
현재 네이버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포털 제휴 심사를 하면서 검색제휴, 뉴스스탠드제휴, 뉴스콘텐츠제휴 등 3단계로 등급을 나누어 뉴스를 평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15개 언론 및 사회단체들로 추천받은 인물 30명으로 구성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검색과 제휴 언론사를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네이버에서 검색이라도 되어야 하는 신생 언론사와 콘텐츠 제휴를 희망하는 중소언론사들은 매년 네이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해 버렸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연합뉴스가 콘텐츠제휴에서 탈락하자 소송을 통해 바로 잡는 일도 발생하였다. 네이버는 언론사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되어버린 것이다. 네이버는 당초 제휴언론사를 결정하는 구조를 회사 내에 두었으나 네이버의 자의적인 뉴스 편집 등에 비판이 제기되자 언론 및 사회단체 등에서 추천받은 인사들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결정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위원회의 심사결과가 발표되면 발표내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언론사의 역사나 규모, 콘텐츠의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과연 합리적인 지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언론사가 많은 실정이다. 지구상 어떤 나라에서도 민간 기업이 뉴스콘텐츠를 제작하는 언론사에 대해 등급을 매기고 뉴스 포털에서의 퇴출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런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네이버는 언론 권력의 지위를 내려놓아야 한다. 누가 네이버에게 그러한 권력을 주었는가? 행사하는 권력만큼 네이버는 책임을 지고 있는가?  이제 네이버는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언론이 만든 콘텐츠로 엄청난 수익 올리는 네이버, 존폐 걱정하는 언론 
네이버는 언론포털의 지위 덕분에 우리 국민 4천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황제 포털'이 되었다.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아침에 눈을 뜨면 핸드폰 초기화면에서 제공되는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읽고 쇼핑을 하는 상황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용하는 카톡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와 함께 네이버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을 지배하는 거대한 공룡 포털이 되었다. 네이버는 이런 환경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연 매출 6조816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1조 3255억원을 거두는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검색을 제외한 커머스(쇼핑), 콘텐츠(네이버웹툰, 제페토 등), 핀테크(네이버 페이), 클라우드 등 신사업 4종의 연매출 총합은 3조 517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신사업의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네이버가 검색 포털 플랫폼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반면에 언론사들은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가 콘텐츠 제휴를 통해 언론사에 제공하는 수수료는 아마도 해당 언론사 전체 매출의 절반이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언론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를 아주 싼 값에 팔고 있는 셈이고 그나마 콘텐츠 제휴 대상도 되지 못하는 상당수 언론사들은 검색 제휴를 통해 얻어지는 광고수입으로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검색제휴라도 하지 않으면 수익의 문제를 떠나 이제 언론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 것이다.
                         
-네이버가 언론의 유료구독자 확보를 막고 있어, 언론발전에 치명타
그동안 독과점적 언론포털의 지위를 이용해 많은 부를 획득한 네이버와 그 창업자 이해진씨는 이제 언론시장이 정상적인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미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구글은 검색 기능만을 제공하고 있고 해당 언어를 검색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른바 아웃링크 시스템이다. 해당 언론사를 이용한 이용자의 정보는 바로 언론사 데이터로 축적이 된다. 네이버의 콘텐츠 제휴 서비스는 기사를 검색한 이용자의 정보가 네이버 데이터에 축적이 되는 인링크시스템이다. 네이버를 통해 언론사 기사를 검색한 정보는 곧 자산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네이버가 이 자산을 가져가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언론사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없게 된다. 영원히 네이버에 종속되는 구조이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뉴스유료화 서비스를 성공시킨 언론사로 평가받고 있다. 900만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매월 일정 금액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뉴욕타임스를 온라인 상에서 구독하고 있다. 우리가 지면을 구독할 때 납부하는 구독료를 온라인 상에서 지불하고 구독하는 서비스를 성공시킨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언론이 자사 사이트를 통해 독자를 만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그것은 네이버 스스로 검색 서비스만 제공하겠다고 선언하고 모든 언론사들의 콘텐츠가 제휴서비스 심사라는 절차 없이 검색이 가능하도록 서비스시스템을 바꿀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의 독점적 지위는 상실되고 유사한 뉴스 검색 사이트들이 다수 생겨날 것이고 검색 시장에서 경쟁시스템이 가동될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는 언제까지 독과점적 언론권력을 유지하려 하는가?
정부와 정치권은 언론포털의 독점적 구조가 만들어내는 폐해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이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다른 민생현안과 마찬가지로 이 문제 또한 시급한 사안이다. 특히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후보와 이재명후보 또한 인링크 방식의 포털 뉴스 공급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시정하겠다고 약속한 바도 있지 않은가? 여야를 막론하고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지혜를 모아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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