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환율 불안 여전해…한은,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

이창용 "물가, 성장, 금융안정 점검하며 인하시기 검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고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올해 다섯번째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12회 연속 동결됐다. 3.5% 기준금리가 역대 최장인 18개월째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이번 기준금리도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목표 수준인 2%까지 떨어지지 않은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은 만큼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위협하며 고공행진하는 상황도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부각되는 상황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이창용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였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고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지금은 물가 안정 추세에 많은 진전이 있었기 때문에 물가 안정만 놓고 본다면 금리 인하를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지속될지 더 확인해야하고, 금리인하 기대가 외환시장,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을 통해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