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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취업문 막힌 간호사들… 무기한 대기에 ‘채용 취소될라’

의정갈등 취업문 막힌 간호사들… 무기한 대기에 ‘채용 취소될라’

기사승인 2024. 08. 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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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하반기 신규 간호 채용 1곳뿐
하반기에도 큰 차이 없을 것으로 보여
간호 인력난으로 현장도 혼란 가중
하반기 전공의 모집 9일부터 재개
의정 갈등이 6개월에 접어든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의정 갈등 장기화로 대학병원들이 신규 간호사 채용 여건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대기 발령 중인 신규 간호사들의 채용 취소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학병원들이 채용 이후 현장 배치까지 대기 발령 상태인 신규 간호사(대기 간호사)에 대한 발령을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 병원 인사과에서는 다른 업종 취업을 고려하거나, 해외여행에 다니면서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신규 간호 인력은 1년 전에 간호대 졸업 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미리 채용을 진행한다. 간호사 국가시험을 1월에 치르면 2월 중순에 합격자가 발표되고, 2월 말부터 신규 발령을 받아 현장에 투입되는 식이다.

문제는 대기발령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채용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간호인력 수급난 해소를 위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개소에서 올해 7월 18개 병원, 10월에 4개 병원이 같은 기간 신규 간호사 최종 면접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7월에 면접을 봤어야 하는 18곳 병원 중에 채용 일정을 진행한 곳은 중앙대병원 한 곳뿐이다. 서울 주요 5개 병원 중 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은 신규 채용을 하반기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신규 간호사뿐 아니라 현재 간호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도 그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신규 간호사는 발령을 못 받아서 난리, 간호대학교 4학년 학생들은 '이러다 우리도 취업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난리"라며 "그 불안감에 휩싸여 간호계는 지금 매우 위태롭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져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규 채용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기존 인력 역시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하던 업무를 일부 이어받은 지방 대학병원 간호사들은 극심한 인력난과 임금체불 위기를 겪고 있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의료 공백 사태 이후 전공의 업무를 떠맡은 인력 96%는 전담간호사와 일반간호사였지만, 병원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추가 인력 충원을 하지 못하면서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황선영 한양대 간호대학 교수에 따르면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대상인 387개 의료기관 중 설문에 참여한 303개 기관에서 일반간호사를 추가로 전담간호사로 선발할 때 경력을 고려한 곳은 11.9%에 불과했으며, 명확한 기준 없이 선발한 곳은 20.8%에 달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A 간호사는 "갑작스럽게 PA 간호사 업무를 맡기더니 무기한 대기 발령 및 무급 휴가 등으로 간호 인력이 부족해지니까 다시 일반 간호 업무로 돌리더라"며 "하루하루 미래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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