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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고도 돈 못받아”…대형 건설사 ‘미청구공사액’ 1년새 1조원 늘었다

“짓고도 돈 못받아”…대형 건설사 ‘미청구공사액’ 1년새 1조원 늘었다

기사승인 2024. 08. 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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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총 17조5089억원…작년 동기比 약 7% 증가
현대건설, 별도 기준 4조2922억원으로 가장 많아
공사비 인상 따른 갈등·미분양 적체 등 대금 회수 난항
"유동성 위기 가능성…매출 상승 영향도 감안해야"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연합뉴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들의 올해 상반기 미청구공사액이 작년 동기보다 1조원 이상 늘었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과 미분양 적체 현상 등을 이유로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청구공사액은 건설사가 시공 이후에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공정률에 따라 미리 수익으로 잡을 수 있지만 발주처가 지급을 거절하면 자칫 손실 및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한 항목으로 꼽힌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은 총 17조50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16조3695억원) 대비 6.96%(1조1394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건설(3조3894억원→4조2922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았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3230억원),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가스처리 공장 부대시설 조성 공사(3158억원), 베트남 꽝짝1 1400MW 화력발전소 조성 공사(3063억원)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이어 삼성물산(2조4229억원→2조5032억원), 롯데건설(1조7153억원→1조7766억원), 포스코이앤씨(1조8654억원→1조6188억원), 대우건설(1조2514억원→1조6175억원), 현대엔지니어링(1조4727억원→1조4623억원), GS건설(1조1878억원→1조2801억원), SK에코플랜트(1조2020억원→1조2230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953억원→1조1394억원), DL이앤씨(5953억원→5958억원) 등의 순으로 미청구공사액이 많았다.

고물가 여파로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발주처와 사업비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공사를 진행해도 대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이 미청구공사액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에 따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경색 위기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할 경우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분명 있다"면서도 "작년 대비 업황이 다소 회복된 데 따른 매출 증대 영향으로 미청구공사액 역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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