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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격에라도 부디”…중견 건설사들, 일감 ‘보릿고개’에 수도권 주택사업 ‘사활’

“이 가격에라도 부디”…중견 건설사들, 일감 ‘보릿고개’에 수도권 주택사업 ‘사활’

기사승인 2024. 09. 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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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건설, 공사비 130만원 낮춰 서울 장위 가로주택 수주
진흥·동부건설, 낮은 공사비 앞세워 재건축 수주 경쟁
“지방 침체·SOC예산 감소로 수도권 '먹거리' 틈새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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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연합뉴스
중견 건설사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다. 비교적 저렴한 공사비를 조합 측에 제안하며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이 악화일로를 걷자 반대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도권 정비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G신성건설이 서울 성북구 장위 11-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최근 수주했다. 앞서 이곳 조합은 2021년 10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현대건설이 공사비를 3.3㎡당 897만원으로 요구하자 조합과 갈등이 발생했고, 결국 현대건설은 조합으로부터 시공사 지위를 해제당했다.

조합은 올해 6월 새 시공사 구하기에 나섰다. 그 결과 SG신성건설이 3.3㎡당 공사비를 현대건설보다 137만원 낮은 760만원을 제시한 끝에 시공사로 선정됐다.

서울 중랑구 재건축 사업지에서도 일대 공사비 시세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한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될 전망이다. 오는 12일 시공사를 선정하는 묵동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두고 진흥기업과 동부건설이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두 건설사는 3.3㎡당 공사비로 각각 751만원과 691만원을 제시했다. 최근 중랑구 상봉7재정비촉진구역 3.3㎡당 공사비가 850만원으로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최대 15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중견 건설사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저렴한 공사비를 통해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내년 일거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중견사들의 경우 대형 건설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 상품성 등에서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지방 주택시장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지방 미분양 주택이 12개월 연속 늘어나는 등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저렴한 공사비를 경쟁력 삼아 수도권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A중견 건설사 임원은 "지방 주택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시공사를 구한다 해도 선뜻 입찰하기 어렵다"며 "수도권에서는 대형 건설사가 공사비 갈등 등을 이유로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를 주저하고 있어 이를 틈새삼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중견사들의 주요 먹거리 중 하나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이기로 한 점도 '수도권 러쉬'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최근 내년 SOC 예산을 올해(26조4422억원) 대비 1조원가량 줄인 25조4825억원으로 책정했다. B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경기 불황에 SOC 예산 감소까지 이어지고 있어 규모가 작은 중견사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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